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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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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값을 올린 게 AI였을까, 담합이었을까

제로·2026. 07. 01.·읽기 7

요즘 D램 가격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른바 '칩플레이션'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크게 움직였고요. 그런데 이 가격 상승의 이면에 담합이 있었다는 소송이 미국에서 실제로 제기됐습니다.

📌 관련해서 최근 칩플레이션 시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어디로 가나에서 다룬 적이 있어요.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단순 루머가 아니라 정식으로 접수된 연방 소송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법원이 애플 본사 근처에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소송의 팩트부터

지난 6월 25일, 미국 소비자 14명과 소규모 PC 판매·조립업체 3곳(총 17명)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건번호는 3:26-cv-06345, 담당 판사는 노엘 와이즈(Noel Wise)입니다. 셔먼법(Sherman Act) 1조, 즉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원고 측 주장 — "HBM은 명분, 실제론 감산"

원고 측 핵심 주장은 이렇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회사가 전 세계 D램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사실상의 과점 사업자인데, 2022년부터 공급량을 조절하며 가격을 담합해왔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일반 소비자용 DDR3·DDR4 같은 범용 D램 생산을 조직적으로 줄여 인위적으로 품귀를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원고 측은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024년 3분기부터 2026년 1분기 사이 약 697% 뛰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외신에서는 "지난 4년간 약 700% 상승"이라는 표현도 함께 쓰여, 정확한 기준 시점에 대해서는 보도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팩트체크 — 법원이 정말 애플 본사 근처인가

이 소송이 접수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은 산호세(San Jose)를 포함한 여러 지원을 두고 있는데, 사건번호(3:26-cv-06345)로 볼 때 산호세 지원 쪽 사건으로 분류됩니다. 산호세는 애플 본사(쿠퍼티노)와 구글 본사(마운틴뷰)가 있는 실리콘밸리 권역에 속한 도시로, 두 회사 본사와 차로 20~30분 거리에 있습니다. 완전히 "코앞"이라고 하기는 다소 과장이지만, 같은 생활권·같은 카운티(산타클라라 카운티)에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이 위치가 우연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은 애플이 최근 아이패드·맥 등 주요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을 소송 제기의 직접적인 계기 중 하나로 언급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체감한 "애플 제품이 비싸진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메모리 가격 담합 의혹으로 이어졌다는 서사인 셈이죠.

사실 처음이 아니다

메모리 업체들의 담합 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1998~2002년 미국에서 D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2005년 미국 법무부(DOJ)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각각 3억 달러, 1억 8500만 달러의 형사 벌금을 낸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에서도 이 과거 전례가 배경 사실로 함께 언급되고 있어, "반복되는 패턴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메모리 3사, 투자 관점에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

소송 자체의 재무적 임팩트만 놓고 보면, 단기적으로 주가를 크게 흔들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집단소송은 통상 결론까지 수년이 걸리고, 2005년 전례에서도 벌금 규모(3억 달러 안팎)는 당시 삼성전자 시가총액 대비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세 회사 모두 그때보다 훨씬 몸집이 커진 만큼, 설령 유사한 수준의 합의금·벌금이 나오더라도 기업 펀더멘털을 뒤흔들 규모는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지금 주가를 움직이는 더 큰 변수는 HBM·AI向 메모리 수요가 이끄는 슈퍼사이클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3E 등 고성능 제품에서 앞선 입지를 확보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HBM 인증·수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마이크론 역시 AI 메모리 수혜주로 함께 묶여 있습니다. 이 실적 모멘텀이 소송 이슈보다 주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현재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짚어볼 지점은 있습니다. 이런 소송이 미국 규제당국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경우, 세 회사가 범용 D램 공급을 마음대로 조절하기는 이전보다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만약 실제로 레거시 D램 공급이 확대된다면, 지금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소송이 흐지부지되고 HBM 수요가 계속 강하게 유지된다면, 지금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여지도 있고요. 결국 소송 진행 상황과 HBM 수급, 이 두 축을 함께 지켜봐야 하는 구간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정리하며

정리하면, 메모리 3사의 담합 소송은 실제로 미국 연방법원에 정식 접수된 사건이 맞고, 법원 소재지가 애플·구글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권역이라는 점, 애플의 가격 인상이 소송의 배경으로 언급된 점도 사실로 확인됩니다. 다만 소송 자체가 단기간에 결론 나거나 큰 재무적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지금은 소송 리스크보다 HBM·AI 메모리 수요라는 펀더멘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국면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소송 자료와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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