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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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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44% 쏠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시작한 게 문제다

제로·2026. 07. 23.·읽기 6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순서였다고 봅니다. 왜 하필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부터 승인했을까요.

📌 관련해서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란? 구조·위험·최근 규제까지 정확히 정리에서 상품 구조와 위험을 다룬 적이 있어요. 이번 글은 그 연장선에서 "왜 하필 이 두 종목부터였나"에 좁게 초점을 맞춰봅니다.

반도체 웨이퍼와 칩 클로즈업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코스피에서 대체 불가능한 비중을 가진 종목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4%, 이 숫자부터 보고 가겠습니다

오늘 기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순위를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삼성전자 비중 23.82%, SK하이닉스 비중 20.36%. 두 종목을 더하면 44.18%입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무게를 단 두 종목이 지고 있는 셈이죠. 이 두 종목에 문제가 생기면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5월 27일, 바로 이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이 무더기로 상장됐습니다. ETF 16종, ETN 2종, 합쳐서 18종목. 상장 첫날 거래대금만 4조 3,227억원으로 국내 ETF·ETN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였습니다.

선정 기준은 합리적이었지만,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금융당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고른 논리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 일정 수준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파생상품시장 요건을 충족하는 우량주여야 상품이 안정적으로 설계된다는 기준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그 기준을 통과하는 "가장 우량한" 종목이 하필 지수 영향력이 가장 큰 종목들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우량함과 지수 영향력이 정비례하는 구조다 보니, 안정성을 좇을수록 오히려 쏠림 위험이 큰 종목으로 향하게 된 셈이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처음부터 초대형주로 문을 열 게 아니라, 시가총액 비중이 낮으면서도 유동성과 재무 건전성을 갖춘 중견 우량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허용했어야 합니다. 그렇게 제도를 몇 달 운영해보면서 쏠림·변동성 데이터를 쌓고,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 그다음에 대형주로 범위를 넓히는 순서가 훨씬 안전했을 거라고 봅니다.

증권 거래 현황판과 시세 그래프
상장 이후 코스피 변동성 지표가 눈에 띄게 확대됐습니다

두 달 만에 숫자로 드러난 부작용

실제로 상장 이후 상황이 우려대로 흘러갔습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상장 이후 코스피 일평균 변동률은 3.49%로 직전 31거래일(2.15%) 대비 1.34%p 뛰었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4.54까지 치솟아 직전(57.70) 대비 23.63p 상승했습니다.

거래대금 쏠림도 뚜렷합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4개 종목의 상장 이후 거래대금은 361조 4,000억원으로, ETF 전체 거래대금의 30.5%,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13.2%를 차지했습니다.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는 6월 19일 기준 레버리지 ETF만 약 8.2조원에 달합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는 이 조정이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구조에서 비롯된 기술적 요인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5% 하락할 경우 추가 매도 규모가 각각 1조 6,500억원, 3조 4,1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수를 떠받치는 종목이 레버리지 상품발 매도 압력까지 흡수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규제 당국도 뒤늦게 문제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레버리지 ETF가 우리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많이 가져오고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도 상품 출시 이후 코스피 시장 안정화 조치 횟수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 상태입니다.

사후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애초에 "가장 우량한 종목 = 가장 먼저 승인할 종목"이라는 등식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면 지금 겪는 변동성 부작용의 상당 부분은 피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투자자의 투기적 성향, 제도 설계에서부터 감안했어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 첫날에만 4조원 넘게 자금이 몰렸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고배율·고회전 상품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성향을 몰랐을 리 없는 제도 설계자라면, 처음부터 "가장 매력적인(=가장 위험한) 대형주"를 내놓기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쏠림이 덜한 종목으로 시장의 반응을 먼저 테스트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초대형주부터 화끈하게 열어버리니 시장 전체가 두 종목의 변동성에 볼모로 잡히는 지금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거죠.

단일종목 레버리지라는 상품 구조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무엇부터, 어떤 순서로" 허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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